(은식) 슬기로운 격리생활
1월 20일 (1일차)
젠장 또 격리다. 오전에 간이검사로 음성이 나왔지만 오후에 PCR결과로 양성이 나왔다. 나에게 내려진 처분은 격리 6일. 나는 한식만 원했을 뿐인데 차돌된장찌개와 코로나를 세트로 얻게되었다. 계영이가 여러가지를 많이 사다주었다. 팀원들이 초콜릿과 블루베리를 선물로 주었다. 좋은 친구들과 팀원들을 만난 것 같아 행복하다. 희정이가 추천해준 영화 ‘돈룩업’을 보고 잠이나 디비 자야겠다.
이번에는 동기도, 후임들도 없다. 나 혼자다. 어딘가 갇힌 상태에서의 사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뭐 어쩌겠는가 해봐야지. 나름 재밌을 것 같다. 6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창 밖에는 눈이 펑펑 오고있다.
1월 21일 (2일차)
평소보다 한 시간 더 잤다. 일어나자마자 아침 스크럼에 참여했다. 씻고 음악을 좀 듣다보니 이른 점심이 도착했다. 메뉴는 밥과 어묵 반찬. 맛있게 먹고 낮잠을 잤다.
두 시에 정현이가 줌으로 다같이 공부하자했다. 몰래 더 놀고 싶었는데. 그래도 다같이 공부하니 집중은 잘되드라. 정현이가 추천해준 Chick fil a를 먹었는데 이놈의 빌어먹을 버거는 왜 맨날 야채가 없냐.
짧은 목표가 생겼다. ‘나의 아저씨’ 정주행하기. 옛날부터 보고싶던 드라마였는데 끊김없이 보고싶어 아껴놓고 있었다. 때가 되었다. 오늘 밤부터 시작이다.
1월 22일 (3일차)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원래 계획은 서점을 가서 책을 한 권 사고 싶었는데. 서점은 다음주 토요일에 가야지.
희정이랑 미래에게서 축하 메세지를 받았다. 희정이는 오늘 재검사 결과가 또다시 양성이 나왔다고 한다. 주변에 컨디션이 좋지않은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모두 건강했음 좋겠다.
다음주 있을 중간발표 회의를 마치고 낮잠을 한 시간이나 넘게 자버렸다. 저녁으로 미역국대신 감자탕을 먹었다. 샤워하는 도중에 신영이가 에그타르트를 가져다주었다. 케이크라 생각하고 먹어야징~
7시 40분부터 시작된 ppt회의가 길어진다… 10시반에 끝났다. 내 생일도 끝나간다.
1월 23일 (4일차)
오늘은 퍼듀대학교 남자 농구경기가 있는 날이다. 꼭 한번 직관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되었다. 점심으로 지미존스가 왔는데 장난안치고 길이가 내 손의 2.5배만하다. 반의 반의 반의 반먹으니 배부르드라. 슬슬 정신적으로 지쳐가는데 힘을 내야겠다!! 화이팅!
미래가 덩크슛 동영상을 보내줬다. 때마침 그 순간을 찍다니 운도 좋다.
하루가 지날수록 집중력이 떨어져가는 것 같다.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으면 옛날 생각들이 많이난다. 가끔은 과거를 깊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다른 생각들로 방향을 틀지는 않는다. 나는 과거를 원동력삼아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이니까.
희정이랑 지우랑 루미큐브와 끄투 게임을 했다. 격리이래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1월 24일 (5일차)
아침에 정현이랑 미래에게 약간의 장난을 쳤다. 논문을 작성하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희정이랑 루미큐브를 8판정도하다보니 1시 반쯤 되어서 쌀국수가 도착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찍먹 쌀국수를 먹어보았다.
코랩으로 YOLOX를 돌리니 6시간 40분의 학습시간이 걸렸다. 결과 이미지가 나름 좋게 나왔다. 계속해서 논문을 써보고 있는데 번역이 잘 되지 않는다. 나는 연구보단 개발이 좋다.
저녁으로 chipotle를 먹었다. 입맛이 없어서 대부분 남겼다. 희정이랑 지우랑 루미큐브와 끄투, 갈틱폰 게임을 했다. 내일이면 지우는 출소랜다. 부럽다. 무의미함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며 또 하루가 지나간다.
1월 25일 (6일차)
나가고싶다.
1월 26일 (재검사)
아침 9시, 지우랑 같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한 시간뒤쯤 음성 메일을 받았다. 격리가 해제되었다는 메일이 와야 활동을 할 수 있는데 나의 매니저가 쉬는 중이여서 공식적인 메일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나는 잠시동안 격리된 비감염자이다.
오후 2시, 격리 해제로 학교로 간다.